백년식당서서갈비 신포점의 갈비는 숯불에 그을린 고기의 맛이 진하다.
비가 그친 뒤 골목 바닥에 물기가 조금 남아 있던 화요일 저녁, 신포동에서 서류를 전달할 일이 있어 들렀다가 대학 동기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시장에서 간단히 먹고 헤어질 생각이었는데 둘 다 하루 종일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했다는 사실을 알고 갈비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찾아간 곳은 인천 제물포구 제물량로166번길 1-27 1층의 백년식당서서갈비 신포점입니다. 자리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기억에 남은 것은 밖의 축축한 공기와 달리 고기가 익으면서 올라오던 따뜻한 열기였습니다. 친구가 오늘은 회사 이야기를 금지하자고 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본인이 먼저 업무 얘기를 꺼냈습니다. 제가 바로 지적하니 이것만 마지막이라고 해서 괜히 웃었습니다. 갈비가 익기 시작한 뒤에는 표면의 색이 달라지는 순간을 보며 먹기 좋은 때를 골랐고, 뜨거운 한 점은 바로 입에 넣지 않고 잠시 기다렸습니다. 식사를 이어갈수록 대화 주제도 학창 시절 이야기로 옮겨갔습니다. 급하게 배를 채우는 저녁보다 오래된 친구와 속도를 늦춰 먹는 자리가 이날에는 더 잘 맞았습니다.
1. 시장길 지나 골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신포동에서 볼일을 마친 뒤 제물량로 쪽으로 움직이다 제물량로166번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비가 막 그친 뒤라 보도 가장자리에 물이 고인 곳이 있어 평소보다 바닥을 자주 살피며 걸었습니다. 친구는 신포시장 쪽에서 넘어왔고 저는 반대쪽에서 접근해 골목 입구 부근에서 합류했습니다. 제가 멀리서 손을 흔들었는데 친구가 다른 사람에게 인사하는 줄 알고 그대로 지나쳐 몇 걸음을 따라가야 했습니다. 괜히 몇 년 만에 만난 것도 아닌데 얼굴부터 확인하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목적지는 제물량로166번길 1-27의 1층이라 골목에 들어선 뒤 건물 전면을 천천히 살피며 이동했습니다. 신포동은 시장과 상점 사이로 움직이는 사람이 이어져 목적지가 가까워졌을 때는 보행 흐름도 함께 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저희처럼 신포시장에서 다른 일을 마치고 방문한다면 큰길까지 다시 나갔다가 접근하기보다 현재 위치에서 이어지는 골목 방향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수월합니다. 비가 온 날에는 간판보다 발밑에 더 시선이 가므로 목적지 근처에서는 잠시 멈춰 주변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2. 젖은 공기 지나 식탁 열기가 닿았습니다
밖에서 걸어 들어온 직후에는 겉옷에 남은 습기가 먼저 느껴졌는데 자리에 앉아 식사가 시작되자 체감 온도가 금방 달라졌습니다. 친구와 마주 앉아 메뉴를 정하는 동안에는 서로 하루 이야기를 꺼냈고, 고기가 준비된 뒤에는 자연스럽게 시선이 식탁 가운데로 모였습니다. 이날은 벽이나 장식보다 몸에 닿는 온도 변화가 더 선명했습니다. 처음에는 겉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가 열기가 올라오면서 소매를 걷었고 친구도 잠시 뒤 같은 행동을 했습니다. 서로 아무 말 없이 똑같이 움직인 것을 발견해 괜히 웃었습니다. 자리에 앉을 때는 식사 중 자주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것을 한눈에 살폈습니다. 음식이 놓인 다음에는 통로 쪽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의자를 조정하니 몸을 돌릴 때도 부담이 적었습니다. 예상보다 밖과 안의 온도 차이가 커서 처음 몇 분 동안은 따뜻함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이후에는 몸이 적응하면서 대화와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비가 온 날 방문한다면 젖은 겉옷이나 우산을 주변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게 둘 위치부터 살피는 것도 실용적입니다.
3. 가장자리가 익자 씹는 결을 봤습니다
갈비가 익어가면서 가장자리부터 색이 짙어지는 모습을 보고 먹을 시점을 잡았습니다. 두께가 조금 있는 부분은 겉면만 확인하지 않고 잘랐을 때 안쪽 상태까지 살폈습니다. 친구는 조금 더 익힌 쪽을 선호했고 저는 열기가 과하지 않을 때 먹는 것을 좋아해 같은 고기라도 접시로 옮기는 순간이 달랐습니다. 제가 한 점을 먼저 가져가자 친구가 아직 기다려야 한다며 자기 기준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결국 서로 먹을 것만 각자 판단하기로 해 괜히 오래된 친구다운 결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옮긴 고기는 온기가 먼저 느껴졌고 잠시 앞접시에 둔 것은 씹을 때 결이 더 또렷했습니다. 양념을 계속 더하기보다 고기의 온도가 달라질 때 식감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중간에는 곁들이는 것을 한 번 바꿔 입안을 정리하고 다시 갈비에 집중했습니다. 예상보다 한 점을 입에 넣는 시점을 조금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체감이 달라졌습니다. 후반에는 서로 상대가 좋아하는 상태를 알아서 친구 몫은 조금 더 기다려 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식사가 이어졌습니다.
4. 손끝 닦고 나니 대화가 길어졌습니다
식사가 중반을 지나면서 수저보다 냅킨에 손이 가는 순간이 생겼습니다. 고기를 챙기고 곁들이는 음식을 먹다 보니 손끝에 묻은 것을 한 번 닦고 싶었고, 그 김에 자세도 바꿔 앉았습니다. 친구 역시 등을 기대더니 이제야 오늘 처음 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오전부터 계속 움직였던 터라 그 말에 바로 공감했습니다. 잠시 뒤 친구가 회사 이야기를 금지하자던 약속을 또 잊고 업무 얘기를 꺼내 제가 손가락으로 횟수까지 세어줬습니다. 괜히 식사보다 규칙 지키기가 더 어려운 사람이었습니다. 한동안 고기에 손을 대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가니 식탁의 열도 처음보다 덜 의식됐습니다. 필요한 식기와 냅킨이 손 닿는 범위에 있으니 대화 중간에 자주 일어날 일도 없었습니다. 예상 밖으로 식사 후반에는 무언가를 계속 챙기는 것보다 앉은 자세와 손 주변이 안정돼 있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짧게 이야기를 나눈 뒤 다시 먹으니 음식에도 집중할 수 있었고, 오래된 친구와 만난 자리답게 식사와 대화가 자연스럽게 번갈아 이어졌습니다.
5. 계산 뒤 신포시장 쪽으로 다시 갔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친구가 시장에서 살 것이 있다고 해 신포국제시장 쪽으로 다시 이동했습니다. 저녁 전에 지나왔던 길을 반대 방향으로 걸으니 같은 골목인데도 문을 연 가게와 사람들의 움직임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본 다음에는 개항장 거리 쪽으로 넘어가 잠시 구경했고, 시간이 더 남으면 자유공원까지 이어갈까 이야기했습니다. 친구가 학생 때도 이 근처에서 약속한 적이 있었다고 말해 둘이 기억을 맞춰봤는데 장소는 같아도 연도는 서로 다르게 기억했습니다. 혼자 속으로 오래된 기억은 역시 각자 편한 대로 남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신포국제시장은 먹거리나 장보기를 붙이기 좋고 개항장 거리는 오래된 건물 사이를 둘러보는 흐름으로 연결하기 괜찮았습니다. 자유공원은 이동할 체력이 남아 있을 때 다음 목적지로 잡는 편이 낫습니다. 저희는 이날 비가 다시 올 듯해 개항장 거리까지만 둘러본 뒤 일정을 마쳤습니다. 식사와 시장 볼일을 한 동선에 묶으니 불필요하게 같은 길을 여러 번 오가지 않아도 됐습니다.
6. 시장 일정 전이라 만남을 조금 당겼습니다
신포동에서 식사와 시장 방문을 함께 계획한다면 어느 쪽을 먼저 할지 그날 목적에 맞춰 정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먹거리나 물건을 구입한 채 오랫동안 식사하기 곤란하다면 갈비를 먼저 먹고 시장을 둘러보는 순서가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날 친구도 처음에는 시장부터 가자고 했지만 비가 다시 내릴 가능성을 보고 저녁을 먼저 먹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결과적으로 식사 후 필요한 것만 빠르게 살 수 있어 동선이 단순했습니다. 친구가 평소에는 계획을 잘 안 세우는데 오늘은 날씨 덕분에 효율적이었다고 말해 괜히 비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저녁 이후 개항장이나 자유공원까지 볼 예정이라면 식사 시작을 너무 늦추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골목을 이동하는 시간이 있고 주변을 구경하다 보면 예상보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가 예보된 날에는 접기 쉬운 우산과 젖어도 관리하기 수월한 소지품 구성이 유용했습니다. 정해진 장소를 많이 넣기보다 식사와 꼭 필요한 한두 가지 일정만 묶는 것이 이날에는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마무리
백년식당서서갈비 신포점에서의 저녁은 비가 그친 신포동 골목을 지나 오래된 친구와 마주 앉았던 장면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고기가 익기 전에는 하루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갈색으로 변하는 가장자리가 보이자 둘 다 자연스럽게 식탁에 집중했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익힘 정도가 달라 처음에는 한마디씩 했지만 나중에는 상대 몫을 보면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시장으로 걸어가던 중 친구가 결국 회사 이야기를 몇 번 했느냐고 물어 정확한 횟수를 알려줬더니 다음 만남에서는 벌금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그 약속 덕분에 다음 식사도 자연스럽게 잡혔습니다. 신포동에서 갈비와 주변 일정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시장이나 개항장 방문 목적을 먼저 정한 뒤 순서를 구성하는 방식이 잘 맞습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골목 이동이 많은 날에는 장소 수를 욕심내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저에게는 신포국제시장이나 개항장에 볼일이 있는 날, 친구와 따뜻한 저녁을 차분하게 먹고 싶을 때 다시 떠올릴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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